지금, 이 곳 203

시작하다.

물론 알고는 있었지만... 문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2014년이 절반 흘렀다. 야심차게 준비한 계획들을 포기해버리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완성시켜 나가기 위해 다시 힘을 내자...고 하기에도 어정쩡. 기운내기 프로젝트 돌입. 네이버 블로그에 보니 도전 100일 위젯이 있더만... 블로그를 운영하지는 않지만 어쩐지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시작 2014년 상반기에 친구따라 별 생각없이 참석했던 드로잉 워크샵이 꽤나 생활을 즐겁게 했었다. 그림을 못 그린다. 그리고 있는 나를 보면 딱 그렇게 느껴진다. 물론 겉으로는 화가도 아닌데... 즐겁게 그리면 되는거지라고 말은 하지만 자꾸 그만 그리거나 다시 그리고 싶은 맘 백만개. 시작했다. 매일 그리기 시선(특히 나)에 신경 ..

지금, 이 곳 2014.06.26

볕을 쬐다.

생각하는 것 조차 귀찮아서 될대로 되라 싶고 뭔지는 모를 감정들이 마음을 긁어대어 속이 상한 오늘 따스함에 이끌려 평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계단에 주저 앉았다. 딱 넋 놓고라는 표현이 어울리게 한참을 앉아있다보니 따스해지더라 그저 따스한 볕의 끝자락에 앉아 있었을 뿐인데... 따스해지더라. 사람을 쬐고 싶은 날들의 연속이다. 사람 혼자 살아가는 거지... 라는 말을 되뇌고 있지만... 함께이고 싶어 더 저러는게 아니겠는가... 가만히 사람을 쬐고 싶은 날이다.

지금, 이 곳 2012.10.16

질투

질투: 원이지만 가질 수 없는 그것을 별것 아니라는 듯 갖고 있는 이에게 가난뱅이인지라 쓸 돈이 많은 부자가 엄청 부러운데 부자에게 질투가 나지는 않는다. 빨리 필름을 빼고 싶은 맘에 쉬는 시간 교실에서 그냥 셔터를 눌렀다. 저녀석들을 보는데... 질투가 스물스물 올라오더라... 뭐가 그리 즐거운건지... 나도 즐거우면 좋겠다. 땡볕에 말도 안되는 질서훈련을 하면서 흙먼지 속에서 내도록 쪼그려 앉아 기다리다가 겨우 5분 남짓 진행되는 줄다리기 하나에 혼신의 힘을 싣는다. 평소 좋아하던 것도, 기다리던 것도 아닌데 그 속에 있다는 이유 하나로 손바닥이 다 까지도록 목이 쉬도록 홈빡 빠져든다. 나도 나도 홈빡 빠져서 하고 싶다.

지금, 이 곳 2012.09.27

선물

십년이 넘는 학교 생활 속에서 만남을 가진 선생님들만도 수십명은 될 터인데... 오래 전 초등학교 시절의 인연을 잊지 않고 간혹 자신의 삶의 흔적을 보여주거나 이야기를 걸어오는 아이들이 참 고맙다. 얼마 전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나도 까먹는 내 생일에 안부를 물어주고 잊지 않고 가끔 자신의 안부를 전하던 녀석에게 수제(?) 편지를 받아드니 주책스럽게 눈물이 막 나더라. 교무실에 앉아 회의를 하면서 혼자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2장의 편지가 날 엄청 괜찮은 사람이 되게 해 주었다. 참 고마웠다. 거기다 너무나 멋지게 성장해가는 녀석의 청년의 때에 나를 동참시켜 줌이 어찌나 날 두근거리게 하였는지 청.출.어.람 이고 싶다던 녀석의 문자에... 숨 죽여 대답해본다. 나도 청출어람이고 싶다. 이미 녀석의..

지금, 이 곳 2012.09.26

선택하라 2012

카이트서핑 하는 사람의 빨간 카이트를 따라가고 있었다. 카이트 서핑 레슨 광고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고, 어쩐지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솔솔 올라왔으나 혼자 선뜻 나설 용기가 없었다. 전날 바다에서 놀다가 다쳐 핑계거리도 생겼다. 아쉬워하면서도 어쩐지 안심이 되어 살짝 들뜬채 해변을 나갔다. 12년 중에 절반 이상의 시간을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허둥대며 보냈는데도, 여전히 똑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다. (새로 시작한 은근한 기대작의 제목 처럼)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용기를 내보고 싶다. 마음 편해지는 이런저런 핑계들을 떨쳐버리고 순전한 나의 의지로 결정하고 뒷감당하고 싶다. 훗날 2012년을 떠올리며 작은 성장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 수 있으면 좋겠다. 완전 버닝하고 있는 응답하라, 1997을 ..

지금, 이 곳 2012.09.01

Aftereffect

방학같은... 이란 수식어는 어디에 붙여도 설레이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글쎄 더 이상 매력적인 수식어가 아니니... 까마득한 옛날 일 같이 느껴지는 푸켓으로의 휴가(여행이라는 말보다 휴가라고 하고 싶다. 정말 다양한 사고와 흉터를 남겼지만 제대로 충전!!!) 이제까지와 다른 점이라면 다음 여행을 기약하지 않았다는 것. 일상으로 매일이 다가왔다는 것. 그래서 학교에 끌려나와 보충을 하는 이 순간도 여행같다. 빠듯한 점심시간에 달려나가 주워 온 커피 한 잔 너무 써서 시럽을 왕창 뿌려서인지 맛이 흐뭇하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지금, 이 곳 2012.08.01

축 생일

서른세살. 흠칫 놀라게 된다. 내 나이인데 말한때마다 들을때마다 누구 이야기인가 싶다. 서른이 되는 그 해. 참 막막하고 이제 뭔가를 시작하기엔 너무 늙어버린것 같았는데... 어느 덧. 서른셋이다. 삼땡. 어쩐지 기분이 썩 괜찮다. 작년보다 다 여유지고, 충만한 시간을 보내리라. 점점 고립되어가고 있는 나를 기억해주고 심지어 생일까지 잊지않아 준 서중한 인연들이 참 고마운 날이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지금, 이 곳 2011.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