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_왕벚꽃 최악의 날씨(황사와 미세먼지가 눈과 코를 괴롭히던 어느 봄)를 만났음에도 이렇게나 예쁜 꽃나무를 볼 수 있어 참 좋았던 2016년 백수의 봄. 겹벚꽃. 카네이션 같이 생긴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풍성한 왕벚꽃. 나무 아래 흩날리듯 떨어진 꽃잎만으로는 녀석의 풍성함을 상상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나왔는데... 드레스 코드는 하얀 원피스와 모자. 나만 너무 칙칙하였구만. (내년을 기약하다.) 그때, 그 곳 2016.05.03
2016.홍콩 2016년 첫 여행. 갑자기 결정되어 떠나서 준비가 부족했고, 엄마 아빠와의 여행은 처음이라 어떻게 움직여야 할 지 어리어리 했다. 교훈 1. 어른들은 일찍 일어나신다. 몇 시에 잠자리에 드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일찍 일어나신다. 교훈 2. 정말 잘 걸으시지만 속으면 안된다. 하나도 안 힘들다고 하셨던 엄마는 다녀오셔서 편찮으셨다. 어른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전용 차량을 준비하던지 패키지 여행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교훈 3. 뭘 먹고 보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엄마 아빠는 그냥 딸내미와 이야기하는 시간들이 좋은 것 같았다. 일상에서는 같은 시공간에 있으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데 여행지에서는 오롯이 동행자들에게 집중되고 같이 경험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게 되는데 (핸드폰이 울리지 않.. 그때, 그 곳 2016.04.08
가을 빛깔 미술 시간 맨 앞자리에 앉은 학생의 손가락에 자꾸 눈이 가더라. 별 생각없이 그 손을 끄적끄적이는데 종이를 잡고 있던 학생의 반대쪽 손끝이 자꾸 날 부르더라. 손톱 가득 채워진 촌스러운 검붉은 주황(?) 가을이구나. 고개를 들어 아이들의 손끝을 둘러보니 나만 빼고 전부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네. 지금, 이 곳 2014.09.25
새 것 첫 번째 스케치북은 띄엄띄엄 쓰고 다 썼노라. 두 번째 스케치북은 조금은 더 즐겁게 하지만 꽤나 많은 순간을 중간에 놓아버렸다. 그렇지만 다 썼노라. 세 번째. 화요일 오후 두 시. 사마귀에게 햇볕 공격을 할 요량으로 운동장 벤치에 앉았다. 두 눈 가득 들어오는 학교 건물을 보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끄적거렸다. 정말 좋은 날이었다. 얼굴에 기미가 마구 생기겠지만 이 가을 놓치고 싶지 않은 볕이었다. 이제 곧 심사일. 갈수록 재미있고 어려워서 모른척 포기하고 싶은 기술들을 마구 알려주신다. 하루 빠지면 더 빠지고 싶은 유혹이 생기지만... 오늘은 수요일. 비온 후 시원하고 쨍한 날. 지난 이틀 혹사시킨 근육들에게 휴식을 .. 지금, 이 곳 2014.09.24
친해지길 바래 우리 이제는 제법 친해진 것 같아. 다가올까봐 겁나서 앉아서도 경계를 했었는데 이젠 누워서 경계할 수 있게 되었어. 망나니처럼 양말을 한쪽만 벗어제끼고 허공에 둥실둥실 다리를 건들거릴 정도로 여유로움. 지금, 이 곳 2014.09.15
만들다. 딱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찬바람이 살살 불어오는 이 시기가 되면 떠나고 싶어진다. 이 좋은 계절 가을에 태어나다니... 에너지가 넘치는 녀석이 있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 같은... 녀석을 보면 내가 너무 안일하고 정체되어 있는 듯 하여 파이팅하게 되는... 덕분에 봄.여름.가을.겨울 쉴 틈없이 여기저기 참 많이도 쏘다녔다. 그런 녀석이 이제는 두 아이가 있다. 참 많이 여러 곳을 돌아댕겼는데 함께 비행기를 타고 넘의 땅을 밟아 본 적은 없다. 매번 가자 가자 가자를 연발하지만 어째 그랬을까나... 물론, 지금도 앞으로 가면 되지 뭐라고 이야기하며 꼭 같이 넘의 땅 밟고 젊은이처럼 쏘다니겠노라 다짐한다. 백발을 휘날리며 쏘다니게 될까 살짝 걱정이기는 하지만... 백발이어도 그 곳 시장에서 파.. 지금, 이 곳 2014.09.13
휴일의 시작 추석 1. 교고쿠도와 오랜만의 만남 즐기기 2. 그리고 또 그리고 그리기 3. 볕쬐기 마지막 하나. 하기 싫지만 꼭 해야한다고 내 맘을 붙잡는 하나. 공.부 과연 연휴 마지막 날. 동그라미 칠 수 있는 리스트는 뭐가 되려나?? 공작소 2014.09.06
옥루몽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2시간도 지나지 않았지만 점심 시간이기에 기꺼이 전과 국수를 배 터지도록 먹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며 소화제 한 알 덕분에 가뿐하게 디저트까지 한 입 좀 미련한 하루였던 것 같지만 뱃 속부터 든든하니 사랑스런 하루였다. 부끄러웠지만 내가 뭘 하든 신경쓰지 않는 든든한 아군들이 있어 용기내어 팥빙수를 그릴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내 옆의 그들이 나를 편안하게 냅두는 시선이 주변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개의치앖게 만들어주었다. 나름 맛있는 팥이지만... 그래도 팥 따로 주문함. 그리고 아주 조금 먹음. 지금, 이 곳 2014.09.06
두 바퀴로 가는 길 다시 찾은 남한강 자전거길. 두 바퀴로 신나게 내달렸다. 팔당으로 향하는 길에 검은 구름이 빗껴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도착해서 자전거를 내렸더니 머리 위에 그 검은 구름이 두둥 꽤나 촘촘하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달렸다. 평일 오후라는 애매한 시간 덕분 곧 쏟아질듯한 검은 구름 덕분 간간히 뿌려주는 비 덕분 자전거로 북적이던 길에 우리만 나만 굴러가고 있었다. 낮은 구름이 비냄새와 섞여 주위를 가득 감싸던 흙내음 비릿한 강의 물내음과 초록의 냄새에 둘러싸여 정신을 잃었더니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전거를 접는 순간 정신이 돌아오며 허벅지 통증이 동반. 스트레칭을 하기 위해 팔을 뒤로 뻗는데 옆구리에 담이 으윽 담은 풀리겠지. 곧. 언젠가. 지금, 이 곳 2014.08.20
2014년 여름. 발리 2014년 여름 휴가지로 최종 선택한 곳 발리 조금 편한 여행을 꿈꾸며 약간의 돈을 들여 각종 예약 대행을 맡겼지만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업체가 전면에 내세운 맟춤이라는 표현이 부끄러웠다. 다른 업체와의 경쟁력은 일단 제껴두고, 자기 회사의 정체성에 대하여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지 창립 10주년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으리. 설마 회사를 차리면서 몇 년 하다가 접을 생각으로 차린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마지막 회의 시간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의미없는 거짓의 말들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책상 위에 놓여있던 백화점 전단지에 끄적거림. (수치심조차 없는 괴생명체로부터 나를 보호하자.) 어찌되었든 summer vacance 저녁 비행기로 출발. 도착하니 새벽. 다음 날 시원한 바람과 눈부신 태양을 마주하며 드.. 그때, 그 곳 2014.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