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50

꿈(3)

세 명이 같이 있었는데 느낌은 한 명 더 있었던 것 같은... 이렇게까지 본인 캐릭터 그대로 나왔던 꿈이 꽤 드물어서... (보통은 현실 인물이 나오게 되면 생김은 다르지만 그 사람 같다고 느껴지거나 그냥 생김만 같은 다른 느낌의 사람이거나 그랬는데) 꿈에서도 어 이 분위기는 뭐지?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냥 다 괜찮으면 된거지 그러면서 뭔 이야기를 했는데 갑자기 나에게 한명이 화는 아니고 여튼 뭔가 매우 언짢은 상황을 만들어서 기분이 상했다.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들어가서 새로 구입한 씨디카세트를 틀어보고 있는데, 방에서 나를 언짢게했던 사람이 사과 해야하나 안절부절하는데 다른 한 명이 그냥 냅두라고 그러면서 안심시켜주더니 나와서는 나를 안아주더라. 그리고 저거 둘이서 밥 지어먹고 쯧... 똑똑한 새끼 ..

모닝페이지 2022.03.29

꿈(2)

간만에 지난 번 꿈 이후로 캄캄한 꿈은 아니었는데 사람도 많이 나오고 다양한 색도 나오고 나도 혼잣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하고 이야기도 하는 예전에 꾸던 꿈과 같은 꿈. 고작 몇 시간밖에 못자서 불편했지만 꿈 덕분에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것처럼 느껴짐. 급하게 외부에서 뭔가를 챙기기 위해 잠깐 나갔다 와야 하는 상황이어서 점심 시간에 후배의 도움을 얻어 차를 얻어 타고 나가는 길. 골목 끝에서 가족들(진짜 가족은 아닌데 꿈에서는 가족)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결에 내렸는데 나도 모르는 내 일정이 있었다. 웨딩촬영해야하는데 왜 늦었냐는 소리와 함께 어서 들어가라고. 어리둥절하면서도 묻지도 않고 그냥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건물로 들어가서 안내해준 방으로 갔다. 그 방에서 어떤 여자(고등학교 선배같은 느낌으..

모닝페이지 2022.03.27

멀티탭의 전원 스위치

새벽에 종종 깬다. 습관적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잠이 깰까 재빨리 이불을 정비하고 잠을 이어간다. 발로 이불을 차서 모양을 맞추고 등이 뜨끈뜨끈하길 바라며 전기장판 스위치를 왼손으로 더듬더듬 누르고 온기를 기다린다. 곧 따끈따끈한 느낌에 몸이 풀어지며 머리 둔 곳의 위치를 이리저리 옮기며 이불을 턱 끝까지 끌어당긴다. 이불 속이 좀 더 뜨끈뜨끈해지길 이리저리 뒤척이며 기다리다 앗 뜨겁다라는 느낌에 가장자리로 몸을 옮기면 바로 잔기장판 스위치를 눌러 꺼버린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이불 속 온도에 다시 잠으로 바로 빠져든다. 오늘 새벽에도 여러 번 반복했던 행동이었는데, 5시에 일어나서 스탠드를 켜려고 보니 전기장판이 연결 되어 있는 멀티탭의 전원이 꺼져있었다. 어제 오늘 따스하다고 느꼈던 것은 다 착각이었다...

모닝페이지 2022.03.27

what'd you chang here and why? (2)

갑자기 떠오른 생각.(개소리일수도 있지만) 엄청 다양한 이유로 지랄했었다. 다양한 관계성으로 너를 만나왔으니까. 분노의 이유를 네게서 찾으려고 하니 나 혼자 부여해왔던 다양한 관계성들이 다 튀어나왔던 것. 하나 하나 따져보니 다 뜬금없더라고. 그러니까 말꼬리 잡기라고 느꼈을 것 같다. 이 단어를 들으면 가족같은 네가... 가 되는 것이고, 그 맥락에서 갑자기 다른 단어에 공동체같은 네가...가 되었고, 또 다른 단어 하나에 연인같은 네가...가 되었고... 이런 것이 지랄 난장이네. 계속 힘들었던 이유는 네가 칼같이 끊어낸 포인트에서 내가 못빠져나왔기 때문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잘림이어서 그때 내가 느끼고 있던 연인이라는 관계성이 전부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다른 관계성을 기반으로 분노의 이유를 찾..

모닝페이지 2022.03.25

what'd you change here and why?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연인처럼 생각했다는 것. 연인관계는 새로운 애인이 나타나면 전애인하고는 헤어져야함. 그리고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관계가 되는 사람을 찾았고, 그 사람과 온전한(?) 관계를 맺고 싶음. 심리적으로 연인처럼 나를 생각하는 사람을 방치해서 관계에 방해가 되고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음. 납작하게 만들어서 적어보는 것도 괜찮네. 뭐라고 생각했는가? 연인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가족(피를 나누어서 필연적으로 한덩어리라는)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친구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선생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자식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공동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방법이 다를수는 있지만 방향성은 같은 동지라고..

모닝페이지 2022.03.25

쭈글쭈글

의기소침이라는 말은 우아한 표현이다. 처음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좀 방어적이 되는 것 같다였는데, 쭈글쭈글하다. 막 구겨져서 찌그러져 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 움츠러들게 된다. 단지 그 사람하고의 관계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라고 아무리 되뇌어도 펴지지가 않는다. 부모도 아니고 자식도 아니고 부부도 아닌데 뭔 영향을 이렇게까지 주는 것인지. 나도 아무렇지 않게 '꺼져' 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날을 기다린다. 내 생각이나 판단에 대해 의심하고 경계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지금은 나쁘다. 어떤 날은 그 의심과 경계가 도를 넘어서고 어떤 날은 뇌를 거치지 않는다. 어느 경우이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러면 미루어두면 되는데 미루어두는 것도 할 수 없다. 여전히 자책의 터널에 있지만 내 잘못에 ..

모닝페이지 2022.03.24

문득 생각난 것들

꽤 오래전의 기억이고 잊고 있었던 일들이 엊그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곱씹고 놓지 않고 있던 기억이 아닌지라 왜곡되었을까? 아니면 오히려 왜곡되지 않은 기억일까? 뭐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때에 내 속에서 던져준 과거의 일이라는 것이 중요한 듯. 경고인가? 촉이라는 것이 있다. 이 감각이 뭐라고 설명할수는 없지만 분명 존재하는 그것. 촉이 좋은 편이냐고 물으면 글쎄... 귀신같을 때가 있는데 지금껏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이니 좋은 편은 아니네. 이게 그 때의 냄새 같은 메세지인지. 너무 많이 생각한 듯. 그냥 그 때와 비슷한 감정 상태라서 떠오른 기억인 것 같다. 욕욕욕욕(아는 욕 중에 속이 후려해질만큼의 욕이 없어 안타깝다. 다른 욕은 쓰기 싫다. 가벼워지는 것 같아서...) 하나도..

모닝페이지 2022.03.23

내 멋대로 기억함.

하루가 시작되었다. 일단 눈을 뜨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어떻게든 하루를 보내게 된다. 꽤 오랫동안 해오던 아침 루틴이 다 깨졌지만 당분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래도 5시면 일어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냅다 가장 따뜻한 방으로 가서 배 깔고 눕는다. 한 놈은 나보다 빠르게 먼저 달려가고 한 놈은 쪼로로 따라와 자기들 방에 들어간다. 이제 그 어렸을 적 모습은 하나도 없는데 꽁치즈를 떠올리면 그 얼굴이 떠오른다. 소파에도 못 올라가서 내 몸 타고 올라가고 못 내려와서 삐약거리던 때의 얼굴과 몸동작들이... 지금 얼굴을 보면서도 그 때의 얼굴이 보인다면 내가 이상한건가? 곧 1살이 된다. 더 훌쩍 자라고 늠름한 고양이가 될 것이다. 그 모습도 기대되지만 어쩐지 내가 죽을때까지 기억하는 모습은 삐약..

모닝페이지 202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