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서)기 59

포인트

화가 나는 포인트는? 새로운 프레임을 던진 사람? 던지기만 한 것이 아니지. 확고하게 믿고 권위에 기대어서 이것이 진실이라고 강력하게 이야기하니 강요라고 해도 무관할 듯. 그렇다면 새로운 프레임을 전달한 방법? 내가 요청한 것이 아닌데 내게 중요하다고 정보를 준 이유가 무엇인가? 정보를 받아서 고마워해야 하나? 일단 보류지만 고마운 것도 없고, 이게 나에게 왜 중요한 정보인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아니면 새로운 프레임의 내용? 솔직하게 내용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던 나? 나를 속인것은 아니니까 탓할 것도 없고, 내가 내 맘대로 생각했던 것이니 내 문제네. 슬픈 포인트는?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라서? 이건 새로운 프레임의 ..

일(어서)기 2022.03.29

시기와 질투

내 것. 다른 낱말인데 비슷한 의미를 나타내서 그런지 꼭 짝처럼 붙여서 사용하게 되더라. 의미가 다를 텐데라고 생각하지만 뭘 찾아보거나 그런 시도를 해본 적이 없다.(완전 타인에게는 잘 안 느끼는 감정이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감정인데 시기심이나 질투심을 느꼈다는 것 자체가 좀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운 부분이라서) 그럼에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저런 감정들을 느낄 때, 나름의 구분 기준이 있더라. 부러움을 느끼는 상대가 잘 안 되길 바라는 마음이 따라올 때 시기심이라고 느끼고, 그 상대의 부러운 그 무엇에 대해(나도 갖고 싶은데 나한테는 없는 것이어서 그런데 나한테 없는 것이니 그게 없어지는 것은 싫으니까 상대가 잘 안 되거나 망하면 안 되는 거다) 질투심을 느낀다고 사용하고 있더라. 질투는 이야기..

일(어서)기 2022.03.27

내 것.

외로움과 불안. 외롭다는 느낌을 잘 몰랐었다. 이런 것이 외로움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즈음에는 내가 엄청 좋아하는 사람(인간적으로다가 거대한 인류애의 일환)이 있었고, 그런 좋은 사람이 곁에 있는데 외로움을 느끼면 안 될 것 같아서(서운할 것 같았고 누군가를 서운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모른 척 아닌척했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의 나는 외롭구나라고 알아차릴 수는 있는 정도 불안. 내가 느끼는 감정 중에 가장 부정적인 감정에 위치한 감정이다.

일(어서)기 2022.03.27

도마뱀

꼬리를 자르고 도망간다는 도마뱀. 목숨이 가장 중요하니까 지체에서 어쩔 수 없이 잘라내고 도망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도마뱀의 꼬리는 자르기 용이한 구조로 되어 있단다. 심지어 다시 자라는 도마뱀도 있다. 그러니까 눈물을 머금고 어쩔 수 없이 자르는 것이 아니라 그게 가장 편한 방법이다.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을 맞닥뜨렸을 때, 가장 약한 부분을 놓게 된다. 약한 의지로 붙여놓은 것. 가장 버거운 것을 놓는 것이 아니라 없어도 상관없는 것. 대체 가능한 것들부터 덜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고 있는 것이 있을 것이다. 피난길에서도 꼭 끌어안고 가는 봇짐이 있으니. 피난길이라면 뭐부터 챙길까? 이제는 꽁치즈 챙겨야하지 않을까? ㅠㅠ 내 몸 건사하기도 힘들텐데 2녀석이나 챙겨야하다니... 혹시 모르니까 배낭..

일(어서)기 2022.03.25

기억이 나지 않는다. 슬슬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기억이 났는데 (솔직하게 들었던 것인지 들었다고 착각하는 것인지 기억이 안난다.) 내가 분명하게 외면했던 부분이 있다. 내가 미루어두고 회피했던 것이 이것일까? 그것이 문제였을까? 어떤 사람인지는 문제가 아니다.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내 앞에서는 본인일 수 없는 이유가 있었을테니 무엇이 진실인지가 중요할까? 사실과 거짓을 가리는 것이 내게 뭐가 중요할까? 왜 그랬을까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이 중요할까? 이해할... 수용할 태도가 준비되지 않았으면서 말하라고 보여달라고 말만했던 것이 문제였을까? 평안하기를

일(어서)기 2022.03.20

언니

지금은 아무 의미도 담지 않고, 나이 많은 직장 동료들에게조차 쓸 수 있는 '언니'. 나와 6살 차이나는 언니가 있었다. 몇 년에 한 번 보게 되는 동생인 나는 붙임성도 없고 낯가림도 심한 재미없는 아이였음에도 나와 보내는 시간(고등학생때 초등학생이랑 놀아준다는 것은 엄청난 희생이다)을 진심으로 즐거워했다. 신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던 언니를 무척 좋아했다. 나에겐 연예인이었다. 무척 이쁘다고 생각했고, 언니가 읽는 책, 듣는 음악, 사용하는 물건들 심지어 방에 놓인 가구의 구조까지 다 너무 멋지고 닮고 싶어했다. 좋아하는 스타의 사진을 갖고 다니는 것처럼 지갑에 늘 넣고 다니던 사진이 있었다. 아마 대학생 때 사진이었던 것 같다. 제주도 천지연 폭포 앞에서 하얀 반팔 티셔츠 위에 남색에 하얀 땡땡..

일(어서)기 2022.03.14

하고싶은 이야기

누구에게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하물며 무슨 이야기를 해도 쪽팔리게 느껴지지 않는 너에게(이런 내 태도가 내가 경계가 없고, 무례하다고 생각되었던 것인가?)조차도 뭔가 속을 내보이는 이야기는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입이 잘 안 떨어지는데 가득 차서 말은 하고 싶고... 차라리 말을 하지 않으면 되는데 꼭 같이 말하고 싶고. 그러면 어김없이 비아냥이나 비꼬는 말을 하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데 꼭 말도 안 되는 꼬투리를 잡아서 상대를 비난하는 이야기를 던지게 된다. 말을 하면서도 환장하겠는데 듣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왜 이 모양인 건지. 원인을 찾으면 해결법이 잘 보인다. 그래서 원인을 찾는 것에 많이 몰두하는 편이다. 물론 왜 이렇게 대화를 할 때, 공격적으로..

일(어서)기 2022.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