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156

아무튼, 도장 깨기 (2)-2

아무튼, 순정만화 나의 편견에 부끄러웠던 순간. 5번째 아무튼 시리즈인데 가장 빨리 읽은 책. 너무 재미있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표지 그림만 보고 패쓰했었다. 작가는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페미니스트이다. 놀랄 일이 아닌데 순정만화와 페미니즘을 어울리지 않다고 잠깐이나마 생각했던 썩은 편견을 가진 사람이었다니... 어린 시절 집에는 아빠가 사들고 오신 둘리 단행본이 있었고, 가끔 엄마가 보물섬을 사주셨다. 곰곰 돌이켜 생각해보면 만화책에 대해 부모님은 허용적이셨던 것 같다. 그렇다면 만화책을 멀리했던 이유는 뭐였을까? 만화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기에는 이 책에서 언급되는 만화 중에 보지 않은 만화가 없으니... 좋아했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본격적으로 만화책을 보기 시작했던 시기는 대학생이 되면서..

들려주고픈 2024.04.29

아무튼, 시작(3)-1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라는 아무튼 시리즈. 3월 독서 모임 책은 아직도 진행중. 여전히. 완독하지 못하고 모임을 가졌지만(머쓱) 진심으로 그 책은 재미있었다. 압박감없이 읽으니 더욱 천천히 읽게 되는 단점이 있지만... 얼결에 병렬 독서인이 되면서. 4월 독서 모임의 주제를 잽싸게 제안(좀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고 싶어서. 3월 책 흥미롭지만 넘 두껍)했다.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 골라 읽어요. 모임 전까지는 비밀이예요. 그 날 자신이 읽은 책을 영업하도록 합시다! 아! 그리고 나의 아무튼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요. 라고 다다다다다다 제안!! 다음 날 바로 이북으로 아무튼, 할머니를 구입. 실은 난 할머니와 어떤 애틋함이나 특별한 유대감. 뭐 우리만의 서사 ..

들려주고픈 2024.04.15

우리는 모두 이야기꾼이다.

아무거나 그리고 어서옵쇼. 이야기 중독자 깨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이름을 붙여준 작가의 센스. 학교에서 진행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위해 이런저런 어린이 책들을 살펴보던 중 눈에 들어온 문구.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 (창비라는 것에 한 번. 좋은 어린이책에 한 번. 공모 수상작에 한 번. ㅎㅎㅎ 타이틀에 약한 1인) 3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고학년 대상으로는 이야기의 호흡이 길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는데 학급 문고에 넣어두었더니 책을 정말 싫어하는 애가 하루 종일 서랍에 넣어두고 시간일 날때마다 읽는 것을 보았다. 짧은 호흡의 장점과 산만하게 귀여운 삽화의 승리. 옛 이야기에 등장하는 물건들을 각 에피소드의 소재로 가져와서 짧은 이야기를 들려준다.(이 포인트가..

들려주고픈 2024.04.10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의 장르는 뭐라고 해야 하는 거야? 무엇에 관한 이야기야?라는 질문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다. 이 책을 읽었다는 사람들에게도 늘 같은 질문을 던졌다. 책을 덮으면서 나는 이 책이 언어에 대한 책이라 답하기로 했다. 이 세계를 규정하고 있는 언어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나를 가두고 있는. 내가 갇혀있기를 자처한 언어들에 대한 생각들이 퍼져나갔기에...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흥미롭다. 이 영역 저 영역 스리슬쩍 넘나드는 방식이 고급지다. 아쉬운 점은 작가의 언어 그대로 볼 수 없었다는 것. 매우 시니컬한 사람이지만 유쾌한 유머도 있어 보이는데 그런 위트 있는 표현이 번역체로는 조금 어색했다. 이건 같은 문화권이 아닌 독자의 슬픔이자 내가 극복해야 할 것이니... 그저 아쉬울 뿐 심리학자들은 이..

들려주고픈 2024.02.25

전자책의 매력?!?! 2024년의 첫 책.

여행갈 때, 가방에 책을 주섬주섬 챙기는 것이 너무 무겁고 효율적이지 않다며(?) 이북 리더기를 샀던 것이 10여년 전이다. 이북 리더기를 샀던 해의 여행 가방에는 이북 리더기만 들어있어야 했지만 책 2권과 이북 리더기를 챙겼었다. 이제 어디에서도 독서를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저는 책을 좋아해요. 2023년부터 참여한 독서모임의 젊은이들이 전자책으로 독서하는 것을 보면서 젊음뽕에 취해서... 그럼 나도 독서 모임 책은 전자책으로 읽어볼까? 장점. 글자 크기와 줄간격을 내 안구 상태 맞춤으로 설정할 수 있다. 너무 편하고 좋다. 짐이 줄어들어 좋다. 북커버를 따로 씌우지 않아도 되니 좋다. 밑줄긋기(하이라이트) 편하다. 단점. 책보다 손이 잘 안간다. 책읽고 정리를 안하게 된다. 하이라이트가 자동 저..

들려주고픈 2024.01.13

창작과 비평.가을.2023

2023년 봄부터 가을까지 편협한 나의 읽기 환경에 다양성을 부여해주고 있는 계간지 창작과 비평. 이제 올해의 마지막 호. 겨울을 남겨두고 있다. 정말 다양한 장르의 글과 흥미로운 관점들을 만나볼 수 있다. 좋아하는 장르의 글은 술술 금세 읽히지만 익숙하지 않은 글들은 미루고 미루다가 숙제(?)하는 기분으로 읽기도 했다. 그리고 어려운 글도 있었다. 한글인데... 읽을 수 있는데 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지? 라며 몇 번 읽게 되는 글. 그렇지만 늘 마지막까지 미루게 되는 것은 역시나 시. 설마 이게 창작과 비평만의 힘은 아니겠지만 얼마 전 시집을 자의로 구매했다. 요즘 집에 책을 늘리지 않으려고 책 구입은 엄청 신중하게 하고 있는데 두 번 고민도 하지 않고 구매 완. (김현 시인의 장송 행진곡) 그리고..

들려주고픈 2023.11.30

사면초가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부터 해야 할까? 아니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이제 겨우 그동안의 노력들이 형태를 들어내기 시작하는데...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이 생각은 더 수렁으로 이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아야 답을 찾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독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뭘 할 수 있을까?) 가제본 서평단으로 출간(11.20 출간)전에 받아 든 책. 아주 오랜만에 읽는 이야기 책. 이야기의 흡입력이 대단하다. 이야기 속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바로 그 상황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영국의 하원의원인 주인공. 뭔가 내 세계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녀가 일상에서 느끼는 위협, 공포, 두려움, 망설임, 설렘은 지금 내가 여기서 느끼는 상황과 다를..

들려주고픈 2023.11.23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주.

처음 읽어보는 작가의 책. 시작하자마자 어머어마한 사건을 던졌다고 생각했다. 기자들 오고 난리 법석...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계속 이야기가 지지부진한 느낌이었다. 뭔가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딱 보여주지는 않고 어마어마한 사건이라 생각했던 첫 장면은 별것 아니었고... 그래서 책의 2/3 지점까지는 갑까-압한 마음이었다. 안갯속을 걷는 답답함. 나리가 수미에게 여안까지 운전해달라고 이야기하는 장면부터 달라졌다. 자신을 마주하면서 이야기는 힘을 내기 시작한다. 아직까지 주요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다 이해할 수 없다. 작가는 친절하게 인물들의 마음을 다 보여주지 않는다. 독자가 채워 넣어야 하는 행간이 많은 글이다. 딴산 사람들은 서로를 유추하지 않았다. 그이가 결핵 환자였는지 천애 고아였는지 노숙 정신병..

들려주고픈 2023.10.23

디스토피아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면... 이곳은 경기도 오산.

천선란 작가의 추천이라는 한 문장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솔직히 요즘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보면 먼 나라 남의 일 같이 느껴지지 않아서 읽고 싶지가 않다. 제목이 사람이 없는 땅이라 하고 표지 디자인도 그렇고 기후 난민이라는 표현도... 너무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의 이야기가 펼쳐지겠다 싶은데 ... 읽어보면 알게 된다. 희망을 이야기하고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처참함을 서술하고 있지만 그 너머를 보여준다. 영상으로 만들면 좋겠다. 물론 미니 시리즈는 아직 택도 없다. 갈등 구조가 약하고 사건이 단조롭다. 하지만 1,2회짜리 단막극으로 구성하면 기후 난민이라는 너무 참신한 소재를 몰입력 있는 캐릭터들로 끌고 가기에는 매우 훌륭하다. 그래서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기후 재난으로 기존의 사회 질서가 무..

들려주고픈 2023.08.14

백만년만의 에세이

7월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을 이제야... 전자책이 편하고 좋은데 어쩐지 다 읽은 뒤에 따로 정리를 안 하게 되는 듯. 이미 전자책은 플랫폼에서 독서노트 기능이 있어 하이라이트나 메모가 따로 정리되니 굳이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게 되지 않게 되는... 밑줄 긋기한 부분이 39개가 되더라... 아마 밑줄 긋기가 많아서 엄두가 나지 않았나 보다. 에세이의 특장점은 술술 읽히는 것인데... 작가님이 처한 상황을 떠올린다면 한 문장 한 문장 쉬이 읽히지는 않더라.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든 생각은 작가는 독자가 그 정도의 무게감을 갖고 읽기를 원치는 않았으리라. 밑줄 긋기 한 부분들을 살펴보니 저 책을 읽을 당시에 내 상태가 보인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통제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나에 대한 통제권이었..

들려주고픈 2023.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