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부 비밀 노트, 2부 타인의 증거, 3부 50년간의 고독으로 이루어진 3부작 소설이다. 각각 다른 책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분위기가 다르지만 모두 서늘하고 건조한 문체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읽는 내내 마음이 힘들다. 1부는 전쟁 상황 속에서 부모와 떨어져 난생 처음 만난 외할머니(따스하고 안전한 보호자는 아님.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게 해주는 존재 정도) 집에서 살게 된 쌍둥이 형제(클라우스와 루카스)의 이야기이다. 전쟁으로 사람들의 일상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그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너무나 담담하게 보여준다. 단 둘인 쌍둥이 형제들이 팔다리를 잘라내듯 인간성을 뜯어내며 살아가게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내내 고통이었다. 2부에서는 전쟁이 일단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