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148

즐거운 동행자. 여행의 이유

코로나 이후 첫 해외 여행. 여권도 만료되어 새로 여권을 만들었다. 얼결에 들어서게 된 육묘인의 길은 당일치기 여행외에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 그리고 동네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기 시작하면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되었다. 2024년 여름. 꽤 단단하게 만들어 놓은 일상 잠깐 멈춤!  일정이 매우 짧아서 책은 한 권만 챙기려고 이번 독서 모임에서 읽을 책을 대출했는데... 뭔가 아쉬운 맥시멀리스트는 전자 도서관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독서 마라톤도 이어가야하니... 아쉽기는 (교보 전자도서관 이용) 밑줄 긋기가 안된다는 것이랑 책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인데... 좀 더 사용해봐야하니 판단 보류.그렇다면 여행기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그것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

들려주고픈 2024.07.25

맞닿아 있는 우리.

좀 가볍게 읽고 싶은 마음에 서가를 기웃거리다 충동적으로 들고 온 책. 거꾸로 읽기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리고 사진이 많아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는 "문화 현상에서 신화의 흔적을 찾아내고 그 흔적을 거슬러 올라가 신들과 만나는 공부를 신화 거꾸로 읽기" 라고 부른다. 영웅들의 이야기.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테세우스, 이아손의 이야기들에서 인류가 좋아하는 그래서 지금까지 남아있는 흔적들을 흥미롭게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는 서양인데 동양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고, 종교에도 흔적이 남아있다.  그레코 로망, 즉 그리스와 로마 신화 관련 4대 고전으로 꼽히는 책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트로이아 전쟁 이야기), '오디세이아'(오디세우스 이야기), 그리고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아이네..

들려주고픈 2024.07.24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긴긴밤.

이 책은 슬픈 책이 아니다. 읽을 때마다 따스하고 든든함을 느끼는데 항상 눈물이 난다. 딱히 누구때문에 무슨 사건때문에 슬프다는 아닌데 항상 눈물이 난다. 다양성. 이 책을 읽고 제일 처음 머릿 속에 떠오른 단어였다. 코뿔소 노든의 행복한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이들은 코끼리들이다. 그 뒤에 노든이 만난 코뿔소는 야생에서 자란 코뿔소이다. 노든에게 가족의 행복을 알게해준 아내와 딸. 노든과 아내는 같은 코뿔소지만 전혀 다른 성장 배경을 갖고 있어 생활 문화가 달랐다.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서로에게 가르치고 배우며 이해하고 넓어지게 된다. 그 뒤에 만난 앙가부 역시 같은 코뿔소지만 평생을 동물원에서만 보낸 또 다른 문화를 가진 코뿔소이다. 앙가부는 노든을 통하여 야생을 경험하고, 노든은 앙가부를 통해 삶의..

들려주고픈 2024.06.30

신화로 읽는 여성성 She

신화는 심리학적 통찰을 위한 풍요로운 원천이라고 한다. (인류 초기의 근원적인 표현에서 인간심리의 기본적인 패턴을 파악한다면 오늘날 인간심리를 이해하기 쉬워진다.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는 특정 개인에게만 의미를 지니는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보편적인 주제를 지니는 이야기들만 살아남게 된다. pp.7-8 ) 여성의 심리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신화가 프시케와 에로스 신화라고 한다. 이 책은 프시케와 에로스 신화(feat.아프로디테) 속에서 프시케의 여정을 통하여 여성성을 찾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프시케와 에로스 신화이지만 아프로디테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아프로디테와 프시케 둘은 닮은 듯 하지만 다르다. 아프로디테는 원시적 여성성을 상징하는데 모든 여성은 내면에 아프로디테적 성향을 가지고..

들려주고픈 2024.06.29

누가 주인공인가?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비룡소 클래식에서 나온 아동용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은 좀 더 내용이 풍성하려나 싶었는데... ㅠㅠ 아동용이니 좀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대.착.각. 아서왕의 등장 이야기를 간단하게 보여주고, 아서왕의 기사들 중 이름이 알려진 몇몇 기사들의 모험담을 간단하게 보여준다. 아서왕의 이야기보다 기사들의 모험담이 더 풍성하다. 좀 의외였던 것은 이 책에서는 마법사 멀린의 이야기 비중이 엄청 적다. 뭔가 멀린은 삼국지에서 제갈량이나 사마의와 같은 존재처럼 여겨졌는데(나만의 착각인가) 삼국지는 사건이 촘촘하고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는데 이 책은 간략하게 사건을 소개하는 정도(?)였다. 유럽의 신화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구나라는 생각에 다음에는 켈트 신화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들려주고픈 2024.06.21

차별(복장터지지만)과 연대(재미있다.)의 역사

읽으면서 떠오르는 몇 몇 소설들이 있었다. 올리버 트위스트와 헬프. 성별에 의한 차별이 자연스러웠던 1960년대를 배경로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의 인생을 통하여 불평등 문화를 유쾌하게(엘리자베스와 소설 속 여성들이 당하는 일들은 엄청난 무게로 마음을 짓누르지만 포기하지 않고 각자의 방법으로 맞서고 느리지만 멈추지 않기에 유쾌하다고 쓰고 싶다.) 비웃어 준다. (작가가 유머러스하게 비꼬기를 잘한다.) 문화가 된 차별의 일상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문을 갖지 않고 차별을 답습하며 스스로 각자의 한계를 만든다. 큰 물결을 만들게 되는 작은 변화는 연대에서 시작된다. 차별과 연대에 대한 이야기. 우리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화학(변화) 이야기.레슨 인 케미스트리. 성별, 종교, 인종, 성적지향성, 어린이, 동..

들려주고픈 2024.06.08

좋아하는 마음에 대한 첫 번째 고백. 이동진이 사랑한 모든 시간의 기록.

덕질은 가장 순수한 마음(욕망)의 결정체가 아닐까? (아직 덕후의 대열에 들어가지 못한 머글 1인) 이 책의 진짜 제목은 파이아키아, 이야기가 남았다가 아니라 그 아래 적힌 이동진이 사랑한 모든 시간의 기록이다. 이동진이 오랜 시간 동안 마음을 쌓아 온 (마음이 있는 곳으로 지갑이 열린다고 했던가 ㅎㅎ) 더 정확하게는 에너지(시간과 돈과 노력)를 쏟은 것들에 대한 당당한(글에서도 뿌듯해하는 것이 느껴진다. 아마 친한 지인이라서 바로 앞에서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면 너무나 부러워서 질투심에 한 대 쥐어박고 싶었으리라) 고백들. 작은 보물 상자로부터 시작했던 이동진은 이제 자신의 수장고인 파이아키아에 이만가지 이야기를 채워넣었다. 세상에는 수집가와 수집가가 아닌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이동진은 자신은..

들려주고픈 2024.05.29

[완전 비추]이런 책도 출판이 된다고?

노란 표지에 자극적인 제목(수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에 낚여서 도서관에서 들고 나온 책. 읽는 내내 시간이 아까워 죽을 뻔했다. 이 시간에 이런 글이나 읽고 있다니... 혹시나 그래도 하면서 끝까지 읽고나서 나의 결단력 없음을 자책하는 하루였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수학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학부모(중요한 조건은 자녀의 수학 교육에 관심이 있지만 어찌해야할지 모르는데 저자를 알게 되고 저자의 책을 통해 그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가 유일하다고 이야기한다. 교육부, 공교육 관계자(초중고 교사, sns에서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인 양 떠들어대는 교사는 더더욱 비전문가, 교과서 집필진), 사교육 관계자(학원 원장은 학원의 이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만 만들기 때문에 수포자를 양산하는데 일조하는 비전..

들려주고픈 2024.05.24

그림 읽는 법

이 책은 총 14강으로 구성된 그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20대에 여행으로 갔던 유럽에서 미술관을 구경(말 그대로 구경이었다.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그림을 실물로 본 것으로 만족했던)하다 우연히 참여하게 된 가이드 투어는 매우 재미있었다. 언어의 장벽 따위 가뿐하게 넘지 못하는 주제였지만 그림을 구경하는 것에서 그림을 읽는 즐거움을 알게되었다. 요즘 도서관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문학 작품외에 다른 종류의 책들도 읽어보라는 조언을 듣게 되었다. 여러 책들 가운데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목차때문이었다. 뭉크의 작품으로 시작하는 그림책이라니(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그의 작품 분위기는 어떤 이야기의 시작을 담당하기에는 너무 어둡다?)... 그리고 이야기의 절반은 현대 미술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

들려주고픈 2024.05.23

좋아하는 것을 좋아합니까?

도서관에 가면 발길은 자연스레 800번대 책들로 향한다. 좀 더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볼까라는 생각(독서마라톤 기록장에 달린 피드백덕분)에 기웃거리다가 눈이 간 책. 하얀 하드커버 책표지에 적힌 단정한 서체의 나의 문구 여행기.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에 대하여라는 상투적인 부제에 시비 털고 싶은 마음이 더 크지 않았을까?) 저자는 서촌에 위치한 아날로그 키퍼의 대표이다. 이 책은 아나로그 키퍼의 탄생기록이자 저자에게 용기와 영감을 준 다른 나라의 문방구들을 소개하고 있다. 단순한 소개가 아니라 저자의 문구에 대한 시각이 엿보이는 리뷰여서 흥미롭게 읽었다. 대표님의 리뷰를 보고 꼭 가보고 싶은 문방구 목록이 생겼다. 아쉽게도 물 건너 있는 곳들이라서 바로 다다닥 다녀보고 저는 이랬답니다!!!라고 ..

들려주고픈 2024.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