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156

명상의 힘. 을 이렇게 쓰게 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을텐데...

2022년에 충동구매했던 책. 장강명 소설가의 올해 읽은 소설 중 가장 재미있었다.라는 저 한 문장을 보고 바로 구매. 책이 도착하고 나서야 표지를 보고 와... 실수한 것 같은데... 작가가 누군가 하고 살펴보다 독일 작가(좋아하는 독일 작가의 책이 뭐가 있었더라??)에서 뭔가 낯설고... 출판사도 낯설고... 역자도 낯설고... 낯설어서 미루다가 2023년이 되어서야 읽게 된 책. 서너 장을 넘기자마자 매력적인 위트에 빠져들었다.(이렇게나 고급지게 비꼬는 유머를 얼마 만에 만나는 거야) 주인공인 변호사가 마지못해 만난 명상 상담가의 가르침으로 인하여 독립(?)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그의 인생에 북극성이 되어준 명상. 그런데 그 독립의 과정이... 명상의 힘이 이렇게 사용된다고? 이 아이러니가 웃음을..

들려주고픈 2023.02.10

단편의 매력을 한껏 보여준다.

생각의 한 조각을 그냥 던질 수 있는 것이 단편의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딱 애매하게 끝이 난다. 이야기를 풀어가지 않는다. 그냥 던진다.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이렇게 뻗어 나가는구나가 매력으로 다가오지만 그것은 새로운 발상일 때다. 그 아이디어가 새롭지 않을 때는 작가가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지가 궁금한데 단편은 그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 책도 비슷하다. 한동안 책도 충동구매하던 시기가 있었다. 정세랑의 추천사에 적힌 딱 이 문장 하나 때문에 구매했다.... 잘 읽히되 멈춰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 책을 다 읽은 뒤의 내 생각은 정세랑이 담임이 생기부 적듯이 적은 것 같다는... 물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지만 내가 소설에 기대했던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어서 ..

들려주고픈 2023.02.01

주식과 비트코인의 시대. 당신의 가족은 안녕하십니까?

도박중독. 자제력이 없는 일부 특별한(?) 사람들이 걸리는 병이라 생각했다. 도박예방교육을 하면서도 성인이 되어서 저러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초등에서 하는 것은 이른거 아닌가?라며 안일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왜냐하면 내게 도박이란 카지노나 화투, 카드 게임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식과 코인, 선물, 옵션…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그리고 익절보다 손절이. 손실에 대한 무감각과 사이버머니처럼 느껴졌던 순간.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이 안되는 순간. 어렴풋이 엿보기도 하였다. 이 책은 도박중독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사랑하는 바로 곁에 있는 손을 놓을 수 없는 가족들에 관한 더 정확하게는 여성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공동의존증 처음 들어보는 병명이었지만 알고 ..

들려주고픈 2022.11.18

밝은 밤

잘라도 될까 망설이던 다육이 꽃대를 자르던 날. 기억하고 있음을 남겨둘 마음이 생겼다. 언쟁(?)이 있었던 책이라서 별로 남겨두고 싶지 않았지만 ... 이것조차 기억해두고 싶은 마음에 남겨본다. 지금도 그 친구의 분노 포인트에 대해서는 그만큼 분노하지 않는다. 다만 왜 그 부분에 그렇게 언짢아했었는지에 대해서 궁금하다. 그 당시에는 내 관점은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했었다. 그 관점에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난 지금까지 이 책을 그 부분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으로 기억하고 있다. 삼천이와 새비의 이야기는 삼천이의 딸 영옥이와 새비의 딸 희자의 이야기로...명숙 할머니와의 이야기로... 딸의 딸인 지연이와 정연이의 이야기로... 넓어진다. 이 이야기는 이별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나는 희령을 여름..

들려주고픈 2022.06.29

게임 설명서 아냐?

몇년 전부터 수학교과에 스토리텔링을 적용하며 교과서 구성도 나름(?) 변화가 있었다. 너무 억지스럽게 이야기에 끼워맞춘 식이거나 백과사전풍의 학습만화같은 형식으로 제시 된 이야기들에 여러번 실망해서 의도는 좋았지만 어렵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게임 튜토리얼북을 보는 느낌. 관련 게임이 함께 출시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순식간에 읽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들이 읽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 심지어 1권의 끝은... 2권을 찾을 수 밖에 없다.

들려주고픈 2022.05.19

어린 왕자나 그 소녀나...

조금 이상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어린 왕자 이야기가 떠올랐다. 왜일까? 아무튼, 사람들이 나를 괴롭게 할 때마다 나는 마음의 이빨로 진짜부모가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꼭꼭 씹는다. p.13 기차는 오직 한 방향으로만 달린다. 하지만 버스는 앞뒤로 움직인다. 정말 집을 나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라면 무겁고 긴 기차를 타야 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을 까먹을 만큼 아주 멀리 가야 한다. 가볍고 짧고 후진을 잘하는 데다가 우리 집 앞을 지나가고 중간에 내릴 수도 있는 버스는 타나 마나다. 버스는 떠나려는 마음을 고무줄처럼 당겼다가 확 놓아버리고 만다. ... 돌아보지도 돌아오지도 멈추지도 않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멀리, 아주 머얼리. pp.14-15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 마담이 아무리 그래봤자 나는 ..

들려주고픈 2022.04.29

5번 레인

"한 번쯤은 나도 제대로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더 늦기 전에. 이대로는 아쉬워. 계속 생각이 나." 그전까지 막연하게 생각해 오던 것들이 입 밖으로 나오자 좀 더 확실해졌다. 태양이는 엄마에게 말하는 동시에 스스로에게도 말하고 있었다. p.34 (스타트) 에이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주장이 된 지금까지, 두 사람의 수영 역사는 함께 흘러왔다. 물속에서나 밖에서나,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나루 옆에는 승남이가 있었다. 그런 승남이가 처음으로 나루에게 등을 돌렸다. 나루는 서운한 마음에 자신이 승남이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나루가 우승이 간절한 만큼, 승남이도 결승 진출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는데 말이다. p.42 (스타트) 마음을 쏟은 만큼 눈물이 많이 난다. 나루에게..

들려주고픈 2022.04.22

사람에게는 사람이 필요하다.

첫 장에서 엄마가 떠나는 것을 들려준다. 곧이어 조디가 떠난다. 막둥이 카야만 남겨두고 다들 떠난다. 그나마 조디는 이런 저런 당부의 말을 남기고 자신이 떠난다는 이야기라도 해준다. 그렇다고 슬픔이 덜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기억한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카야를 위로하며 선장을 시켜주었던 오빠의 이름. 조디. 여전히 폭력적이며 이제 일곱살이 된 막내 딸의 양육도 내팽겨치는 아빠로부터 살아남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가는 카야는 습지의 포근함 속에서 보호받음을 느끼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무슨 사고처럼 등장한 빨간 야구 모자의 테이트. 테이트의 등장 이후 읽는 내 마음이 한결 놓였다. 테이트가 건넨 인사와 행동이 카야에게는 타인의 선의를 처음 경험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 경험으로 카야는 피하고 숨기만 하..

들려주고픈 2022.04.21

내게는 없고... 네게는 있는...

좋아하지만 책장에 꽂아두고 싶지 않은 책. 어떤 날들에 읽고 싶어지면 빌려서 읽는 책. 3번째 빌려 읽는데 그동안 책이 꽤 지저분해졌더라. 이 책이 지저분해진 것을 견딜수없어 대출한 그 날 바로 주문했다. 작가님의 다른 책 2권과 함께. 너무 자주 만나지는 않기로... ...에 대해 자꾸 물었다. 나도 이모처럼 이해하고 싶었으니까. 끈기 있게 대답을 해주던 이모는 결국 화를 냈고 나는 울었다. 울면서도 모르는 게 죄냐고 물었다. 이모는 이렇게 대답했다.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 대답이나 설명보다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더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지금 이해할 수 없다고 묻고 또 물어봤자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모르는 건 죄가 아닌데 기다리지 못하는 건 죄가 되기도 한다고. 이 역시 알아들을 수..

들려주고픈 2022.04.16

보고싶음.질문.

어려운(?) 낱말들로 가득 찬 책. 대출 연장을 한 번 한 뒤에도 반납일 하루 전에서야 마지막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그림을 엄청 그리면서 읽은 책. 머릿 속으로 그려질만큼의 배경지식이 없던 덕(?)분에... 그리고, 중간 중간 관련 내용을 찾아보면서 봤지만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로키와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속도가 붙었다. 지구에 위기가 닥친다.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전 세계가 힘을 합치고, 위기를 해결할 숭고한 인류애를 가진 해결사들을 우주로 보낸다. 그레이스(나중에 기억하게 된다. 자신은 도망치고 싶었는데 마지막 희망이 되어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의 마지막 결정을 보면 그렇게 말한 것 뿐이라 생각한다. 투정부린것이라고. 너무 두려워서. 그게 스트라트 앞이..

들려주고픈 2022.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