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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

1. 자동적 생각: 판단, 비난, 강요 및 협박, 비교, 당연시와 의무화, 합리화 2. 11가지 인지오류: 이분법적 사고, 과일반화, 정신적 여과, 비약적 결론, 고대평가/과소평가, 감정적 추론, 당위적 진술, 명명하기, 개인화, 재앙화, 독심술 3. 핵심신념 (schema) 1) 버림받음의 신념(결국 혼자 남겨질 거야) : 집착하거나 버려지기전에 먼저 끊어내거나 / 누구든 아무리 잘하려 노력해도 상대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을 수 있고, 나의 제안이 거절당할 수 있음.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경험. 2) 불신의 신념(나는 아무도 믿을 수 없어) : 의도를 간파해야함. 다른 사람들은 나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해야 하는데 그것을 매 순간 알 수 없으니 혼란스러움. 내가 겪은..

들려주고픈 2022.03.18

한동안은 잠을 자면 텅 빈 곳을 느꼈다. 온통 새까만 공간에 내가 거기 있는데 나도 까매서 걍 까만 공간에 내가 있다라는 것만 알수있는 그런 꿈(?)을 꾸었다. 어제는 시간이 엄청 천천히 흘렀는데 꿈도 꾸었다. 푹 잔 것이 아니어서 그른가... 새벽 2시나 3시쯤 된 것 같았는데 시계를 보니 헐 23시 45분. 너무 좋았다. 또 잠을 깨서 한 4시쯤 되었나하고 보니 1시 40분. 어제 내내 이런 식이었는데 너무 좋았다. 4번째 깨어 시계를 확인하니 3시쯤 되었는데 그 순간 혹시 출근안하고 내도록 잔건가라는 생각이 스치며 날짜 확인을 했다. 다행. 복도식 아파트에서 조금 열린 현관문을 등지고 신발장 앞에 서서 중문 앞에 서있는 사람에게 무슨 물건인지 아니면 말을 전했는지 시간이 길게 필요치 않는 일이었던 ..

모닝페이지 2022.03.18

있다.

당신은 게으른 것이 아니라 지쳐 있을지 모른다. 익숙하게 하던 일도 더뎌지고 즐겁게 하던 일들도 재미가 없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점점 무기력해지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귀찮게 느껴지고 세상의 어떤 것도 즐겁지가 않다. 숨은쉬고있지만 힘겹게 잠든 밤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당신은 게으른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픈 것인지 모른다. 열심히 노력한 것들에 대해 생각과 다른 결과에 지쳐 모든 게 의미없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은 게으른 게 아니라 우울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혼자 길을 나서라. 그리고 누군가를 만나라. 그 사람은 가까운 사람일 수도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일수도 있다. 사람은 사람 때문에 우울..

들려주고픈 2022.03.17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산에 갈래?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산을 오르면서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 정상에 도착하면 위험하구나라는 생각과 도착했구나라는 안도감이 있지만 뭔가 엄청 좋은 것은 아니다. 등산을 하면서 가장 큰 걱정은 다시 내려가는 과정이다. 오르는 내내 생각한다. 다시 이 길을 돌아와야하는데... 정상에 가까울수록 마음이 더 초조하고 무거워진다. 돌아갈 길이 더 늘어나니... 그러면 깔끔하게 뒤돌아 내려가면 되는데,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간다고? 라는 마음에 질질 끌려가는(누가 잡아끄는 것도 아닌데)냥 앞으로 향한다. 그러니 뭐가 좋겠는가. 등산이 좋은 이유가 단 하나도 없으면 안해도 되는 일이다. 나에게 의무가 있는 행위가 아닌데 하고싶어한다. 동경인가? 가벼운 발놀림으로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나를 상상해 본 적..

지금, 이 곳 2022.03.15

언니

지금은 아무 의미도 담지 않고, 나이 많은 직장 동료들에게조차 쓸 수 있는 '언니'. 나와 6살 차이나는 언니가 있었다. 몇 년에 한 번 보게 되는 동생인 나는 붙임성도 없고 낯가림도 심한 재미없는 아이였음에도 나와 보내는 시간(고등학생때 초등학생이랑 놀아준다는 것은 엄청난 희생이다)을 진심으로 즐거워했다. 신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던 언니를 무척 좋아했다. 나에겐 연예인이었다. 무척 이쁘다고 생각했고, 언니가 읽는 책, 듣는 음악, 사용하는 물건들 심지어 방에 놓인 가구의 구조까지 다 너무 멋지고 닮고 싶어했다. 좋아하는 스타의 사진을 갖고 다니는 것처럼 지갑에 늘 넣고 다니던 사진이 있었다. 아마 대학생 때 사진이었던 것 같다. 제주도 천지연 폭포 앞에서 하얀 반팔 티셔츠 위에 남색에 하얀 땡땡..

일(어서)기 2022.03.14

책임감

책임져! 내가 왜 책임을 져. 내 감정은 내 책임이라는 개소리를 접하면서 그런 뜻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며... 좀 친절하게 말해주지. 쳇. 오늘에서야 멈춘 곳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관계가 있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상은 따로 있다는 이야기였구나. 너와 나의 관계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니고 난 책임감을 운운할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였군. 누울 자리가 아닌 곳에 발을 뻗어서 불편했으니 발 뻗은 사람이 잘못이지. 누울 자리라고 착가했던 사람이 잘못이지.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었던 사람은 피해자지.

지금, 이 곳 2022.03.13

복수 Revenge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하등 관계없는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해서 자책의 건더기로 삼아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싶어 고른 '킬빌'. 그런데 보기만하지 뭘 또 꿍얼꿍얼 생각해버려서 망. 복수하고 싶은거냐? 왜? 상실감을 느껴서... 상처가 되어서... 전부 아니더라. 네 세계에서 내가 없어지는 것이 싫어서에 생각이 다다르니 개소름. 그 시공간에 내가 없어진지 오래인데 뭔 미련이냐... 복수의 완성은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복수의 대상을 죽이는 것도 복수의 대상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다 성공적인 복수다. 복수를 꿈꾸는 이야기 속 인물들은 꽤 오랜 기간 준비릍 한다. 그 준비의 시간은 강해지기 위해서도 상대를 찾기 위해서도 효율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 있는 시..

모닝페이지 2022.03.13

목소리

노트북이 고장났다. 문제가 생겼다 싶은 순간 마음이 막막했고 생각이 났다. 목소리가 듣고 싶더라. 바로 달려와서 대신 뭘 해주거나 뭘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길 바라지도 않고 그렇게 하지 않은지는 오래다. 내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별거 아닌데 예상치 못한 일이어서 그런가 선 때문인가 싶어서 다른 선으로 바꾸어서 연결해보고 기존 충전선에 다른 제품 연결해서 충전기 확인도 해보고 서비스센터를 검색해보고 운영시간 알아보고 접수도 하고, 상태도 설명하고 다 했다. 하는 내내 목소리가 엄청 듣고 싶었다. 이래서 싫어한거구나. 내가 해로운거구나. 뭔 청승이냐. 정신차려라. 여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 신경쓰이는 범주에 속하지 않아. 안중에 없으니 관련지어 생각하지 마.

지금, 이 곳 2022.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