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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다고 울 수 있는건 아니다.

운다고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어. 시시한 문제로 늘 훌쩍거렸던 내게 어머니는 항상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래도 눈 앞에서 펑펑 울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굉장히 행복한 일이라는 말씀도. ( 미나토 가나에. "꽃사슬) 시원하게 우는 일이 제일 어렵더라. 눈물이 나는 상황이라는 것이 너무나 사적인 시공간인 탓이라 생각. 나의 속내가 수치스럽지 않은 구구절절 포장할 필요없는 공간에서조차도 소리내어 울지 않는다. 소리내어 시원하게 울고 싶은 마음이 가득임에도 몸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를 익히지 못했다. 눈물이 나는 내가 부끄럽고 나에게 구구절절 나를 포장한다. 자기애와 자기혐오가 맞닿아있다.

지금, 이 곳 2017.12.23

백만

언제부터인가 뭔가 크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을 때, 백만이라는 수를 사용했다.도대체 1000000이면 얼마나 큰 숫자일까? 문득 궁금해하던 찰나에 열 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말이 생각났고그럼 1000000이면 끝판왕이네.살짝 궁금해서 기념일 계산기를 돌려봤는데2017.12.21일 부터 1000000일째 되는 날은 4755.11.17이네. 하루에 한 번씩 해서는 죽어도 안끝나는 작업이네.백만 진짜 큰 수네.백만장자... 쉽게 입에 올릴 수 없는 단어네.

공작소 2017.12.21

고백은 기쁜 것??

좋아하지 않는 장르에 싫어하는 가수가 부른 노래. 그러나 마음에 착 감긴 노래. -입장 정리- 너 와 난 보기도 참 오래 봤지 우린 좋은 친구야 매일같이 붙어 다녔지 넌 거의 식구야 내 비밀까지 믿고 말 할 수 있는 넌 특별하고 소중한 내 친구야 그래 친구라 서로 기대고 때로는 취해 치대고 서로의 기대에 못 미쳐 어어 가끔 삐대고 그렇게 넌 내 모든걸 다 알았지 하나만 빼고 그동안 나 꾹 참았지 참고 참았지 나 말하려다 말았지 널 생각하는 내 마음은 우정과는 달랐지 하지만 혹시나 우리 사이 멀어질까봐 착각이라고 날 속이면서 살았지 애닳고 닳았지 내 맘은 겉은 웃지만 힘이 들어 내 안은 날 똑바로 봐 나 이제 네게 그 얘기를 하고 싶어 니 주변에서 중심으로 가고 싶어 lovin u 이제는 말 하고 싶은데 ..

들려주고픈 2017.12.21

아무도 조르지 않는다.

아무도 나에게 조르지않는다. 한 번 더 요청하는 법이 없다. 이게 뭐라고 춥고 버려지는 기분이 드는 것인지 한없이 가벼운 빈 말로 돌아서는 나를 붙잡아 세운 한 마디가 하루 종일 기뻤다. 누군가 나에게 조른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며 아무도 나에게 조르지 않는다고 속상하다 말하던 나에게 나의 여지 없음과 조르는 것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나의 말에는 여지가 없단다. 그래서 조르지 못한다고... 조르는 것을 싫어하는 티가 역력하단다. 그래도 내게 쫄라. 우기고. 떼쓰라고. 다른 곳에서는 못하는 거지만 나하고 함께하는 공간에서는 하면 좋겠다고... 눈치보지 않고 네 마음대로 네 마음대로 하지 않으니 난 네 눈치를 본다. 네가 조르지 않으니 나도 조르거나 떼쓰면 안되는 것 같다. "내가 조르는 것은 ..

지금, 이 곳 2017.12.21

보고싶다.

Du fehlst mir. 아련한 표현이네. 독일어로 네가 보고싶어.라는 표현인데... (sns에서 다정한 동사라는 말을 보고 사전에서 찾아봤음.) (fehlst) fehlen : to be lacking, to be missing, to be missed [collins german-english] = not enough , not exist 네가 충분하지 않아. 부족해. 네가 여기 없어.... 이런 의미가 같이 들어있네. (요즘 국어사전도 많이 찾아보는데,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들이 참 많다. 즐겁고 신나는 경험들) 그렇다면 보고싶어. 라고 말할때마다 난 네가 없어서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품고 있는 거였네.

지금, 이 곳 2017.12.15

하찮다.

그나마 조금 마음이 가라앉은 뒤에 적은 것인데도 의식의 흐름이 미친 사람 널뛰듯 하네. 어제는 왜 그렇게 마음이 울렁거렸는지... 감정의 형태를 이름 붙일 수 없었다.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어서 어찌할바를 몰라 짜증난다라고 이름붙이며 바둥바둥거릴 수 밖에 없었다. 팔 다리 손가락 발가락 하나 하나가 다 버거워서 어찌할바를 몰랐다. 중요하지 않다. 하찮다. 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분노. 갖고 싶다가 알고 싶다?? 소유욕의 형태 ? 결국에는 버림받을 것이다. 용기가 없음을 수용하지만 달라질 것은 없다. (불필요한 것들은 가지치기되고 있다. 자연도태. 지구 생태계에서의 선택.) - 버려도 될 듯 버림받고, 헤어지고, 관계가 끊어지고 그래서, 공표하지 않는다. 관계를 규정짓지 않는다. 친밀하고자 할 수록... ..

지금, 이 곳 2017.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