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148

재수의 연습장

그림 그리는 것을 정말 좋아하나보네.재수의 연습장을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작가의 '지속 가능한 즐거움'에 대한 생각을 엿보며... 어떤 방식으로든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되찾기 위해 시도하는 것을 지켜보며...마음이 설레였다.어떤 방식으로든에서... 작가가 택한 것은 결국 자신을 괴롭히긴 했지만 이미 그의 근육이 되어 버린 그리는 일을 배제시키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할 수 있을 듯 말 듯 나의 일에서 즐거움은 무엇이려나?즐거움을 찾기 위한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그래도출근하기 정말 싫다.퉤

들려주고픈 2017.05.11

tooth and nail

맹렬하게, 갖은 수단으로, 필사적으로... 이로 물어뜯고 손톱으로 할퀴는 등 '별짓을 다해서' 이와 손톱이라는 제목이 낯설고 이상했으나 책 표지에 적힌... 더 이상 새로운 미스터리는 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권한다... 라는 문구에 읽기 시작했다.재판이 벌어지는 상황과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가 한 챕터씩 번갈아 진행된다. 등장 인물의 이름이 서로 겹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누가 누구일까? 라는 의문이 생기게 되고, 이런 의문은 자연스레 책의 내용에 몰입되게 만들어준다.

들려주고픈 2017.04.27

The Daughter

남겨진 엄마그 순간 언젠가는 우리에게 이런 평화가 일상이 되리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두 사람 모두 은퇴하고, 아이들도 독립해서 자기의 삶을 살 때가 오면 말이다. 조용히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바람 때문인가 보다 싶어 문을 닫으러 가려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모처럼의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나오미가 문 바로 안쪽에 들어와 꼼짝도 않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의 얼굴에 처음 보는 표정이 서려 있었다. 무언가에 완전히 정신이 팔린 모습이었다. 눈길은 아래로 향해 있고, 입술이 움직이고 있었다. 웃고 있는 건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잠시 나는 애가 무언가를 세고 있거나, 어쩌면 무언가를 기억해 내려고 애쓰고 있겠거니 싶었다. pp.124-125 자신의 세계..

들려주고픈 2017.04.07

제목이 잘 어울리나?

서점을 돌아다니다 제목에 혹해서 책 구입 프로세서(새 책을 맞이하기 전에 책이 있을 자리를 만든다!!)를 무시하고 들여온 책이었다.잘 보이는 곳에 올려두었는데도 손이 선뜻 가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몸이 먼저 알고 있었다는 것이었는데... 꾸역꾸역 읽음.세 자매의 이야기. 아사코, 하루코, 이쿠코 2번가 집의 딸들.세 명 중 어느 누구에게도 공감이 안되었고 특히, 아사코의 폭력에 대처하는 당사자와 주변인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제목과 표지가 전부.뭐가 누구도 아닌 나로서 즐겁게 산다는 것인지...

들려주고픈 2017.04.04

나만 몰랐던 매력

학교는 귀신 이야기에 딱 어울리는 철근 콘크리트의 사각 건물이다.온 세상에 꽃이 피고 운동장에 따가운 햇볕이 하루종일 비춰도 학교 안은 늘 써늘하다. 그나마 아이들이 있는 시간은 그나마 온기있는 먼지들로 서늘한 기운이 덜 느껴지지만 아이들이 하교 한 후 학교는...여튼학교 이야기는 읽고 싶지 않았지만 이 책에 손이 갔던 이유는 주인공이 보건교사여서... 학교에서 학생들도 교사들도 좋아하는 공간이 그나마 보건실이 아니던가(?) 결론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작가의 가르침에 기분 나빠하지 않고 읽는 재미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학교라는 공간이 흥미진진한 곳이 되었고퇴마사, 교사, 기타 교과 담당, 사학, 재단 관련자, 수직적 교사 관계 등 찝찝한 것들이 등장하지만 가볍게 슬쩍 지나간다. 중요하지 않은..

들려주고픈 2017.02.14

용두사미지만 괜찮아

그는 화요일이면 혼자서 혼다 이인승 오픈 스포츠카(그린, 매뉴얼 시프트 모드)를 몰고 다마가와를 건너 가나가와 현에 있는 아울렛 쇼핑물에 갔다. 그 쇼핑몰에는 갭이며 토이저러스, 보디숍 같은 대형 점포가 있었다. 주말이면 너무 혼잡해서 주차 공간을 찾기도 힘들지만 평일 아침 시간은 대체적으로 한산하다. 쇼핑몰 안의 큰 서점에 들어가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사 들고 서점 한 귀퉁이에 마련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장을 넘기는 것이 항상 그가 화요일을 보내는 방법이다. (우연 여행자 p.21) "하지만 당신을 만난 덕분에 지난 일주일 동안 가슴 두근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어요." 그녀는 말했다. "그런 감정 느낀 거, 정말 오랜만이에요. 어쩐지 십대 소녀로 돌아간 것 같아서 즐거웠어요. 그러니까 괜찮..

들려주고픈 2016.12.27

이 작가의 힘은 미스테리가 아니다.

힘이라고 하니 표현이 이상하지만 마땅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으니... 첫 작품이 너무 강렬하여 그 이후 작품들이 조금 시큰둥해하며 작가의 힘을 눈여겨 찾지 않았다. 시간이 넘쳐나게 되면서 책을 엄청나게 많이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 장르의 문제인가 싶어 장르파괴형 독서를 시작하였는데도 별 성과는 없었고, 심지어 만화책도 감흥이 없는 날들의 연속인데 결국 내 독서 취향은 현실도피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는데 순수한 읽기 욕망이 없음에 실망하며 더 자주 서점을 들락거리게 되었는데... 신작 코너에서 만난 미나토 가나에의 리버스. 책 껍데기가 너무 촌스러워 눈이 갔고, 작가의 초심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를 엿볼 수 있는 작가의 글에 이끌려 책을 사버렸다. 껍데기도 촌스러..

들려주고픈 2016.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