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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박람회

일요일 아침어제 쇼핑을 하면서 옷 치수를 하나씩 다 올려서 사야만 했다.물론 운동을 안 한지도 오래되었고 노상 인스턴트만 찾으니 당연한 결과지만그래도 좀 속상했다.마음에 드는 남자 옷을 발견하고는 치수가 클지도 모르겠다며 옷을 입었는데... 정말 맞춘듯이 맞았다.서른을 맞이할 때, 입으로는 싫다고...싫다고 했지만 마음이 힘들지는 않았는데마흔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지금은 속이 상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라면이 먹고 싶어 라면을 사러 나갔다.편의점에서 라면을 사서 봉지를 들고 오다가... 아침부터 라면을 먹는다는 것이 어째 꺼림칙하여백수시절 아침 운동을 하던 곳으로 걸어갔다 왔다. 땀이 살짝 나기 시작하니 달리고 싶었는데... 라면 봉지가 달랑거려서 달리기가 쉽지 않더라... 라면 먼저 사기를 잘했군. 핑계..

지금, 이 곳 2017.09.10

투정부리다.

투정부리다.어떤 형태로든 대상이 필요했다.부모, 친구, 연인.투정의 대상이 자신으로 옮겨오면서투정은 누가 봐주기를 바래서 했던거구나...를 생각하게 되었다.그냥 나에게 집중하기를 요청하면 되는 것인데왜 매끄럽지 않은 방법을 택했을까?그럼스스로를 상처주고 엉망이 되는 것은 내가 나에게 관심을 바라는 것인가?다른 것을 얻고 싶어서 스스로를 망치는 것인데점점 미성숙해지고 있구나.

지금, 이 곳 2017.09.09

핑계 김에

날이 너무 좋았다. 버스 창가 자리에 눈부신 볕도 좋았고 조금만 걸어도 조록조록 흐르는 땀도 좋았다. 한 주 내내 툴툴거렸지만 오늘의 하늘은 꽤 위안이 되었다. 즐거운 나들이였노라 말했지만... ... 썅 ... 보름치의 사회성을 탕진함. 용기 날이 좋으니... 광화문까지 나왔는데... 시간이 얼추 맞으니... 혹시나 . 거절을 받아들이기 위한 핑계들 하나부터 다 맞춘건데... 신경의 한 가닥.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던 한 곳. 확인.

지금, 이 곳 2017.08.12

오직 두 사람...

단편이라지만 기승전결은 있어야하는 것 아닌가?? 오직 두 사람, 아이를 찾습니다, 인생의 원점, 옥수수와 나, 슈트, 최은지와 박인수, 신의 장난 모두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이야깃거리만 모아 둔 것 같은... 글이 완성이 안된 것 같은 느낌이 계속 (오직 두 사람 빼고) 들어서 읽는 내내 계속 갸웃거렸다.이야기가 궁금해서 생기는 갸웃거림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강의 이야깃거리를 던져놓은 것 같아서... 빌려 읽을 것을 괜히 샀구나 싶다.물론 이야깃거리 하나 하나 다 흥미롭다. 좀 더 이야기꾼의 입담을 기대했던 것이 잘못이었다. 여튼.... 귀한 교훈을 얻었다.어떤 상황에서도 아이 손을 놓지 않겠다.

들려주고픈 2017.08.06

👍🏼

새로 구입한 노트북예뻐서 사고 싶었고 필요가 없음에도 샀다. 꽤나 무리를 했고 많이 망설였지만 샀다.15년을 일하면서 집도 한 채 없는데... 차도 10년 넘었고... 오토도 아닌데... 노트북 하나 못 사겠어!!호기롭게 질러줬는데... 너무 대책없이 무리했다 싶지만 그래도 좋기는하네.한 가지 감정만 들면 좋겠는데... 오늘 밤은 그냥 좋고 들뜬 마음만 갖고 가야겠다.

지금, 이 곳 2017.07.08

여름방학 워밍업

알렉스처럼... 올 여름 자전거가 갈 수 있믄 길이라면 목적지 정하지 않고 달려보겠다고... 호언장담한지가 한 달전. 퇴근 후 허겁지겁 허기를 달래고 나면 어김없이 한 두 시간 꼬박꼬박 존다. 오늘도 여전히 이 사이클을 답습하려던 찰나 큰 용기를 내어...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자전거를 꺼내면서 한 번. 안장의 뽀얀 먼지를 닦으며 두 번. 타이어 바람을 넣기 위해 펌프 세팅하며 세 번. 펌프의 앞 부분과 타이어 바람 구멍을 맞추지 못 해 네 번. 어느덧 해가 져서 자전거 후미등을 켰지만 충전이 안 되어 있어 다섯 번. 헬멧에 앉은 먼지가 닦이지 않아 여섯 번. 출발 전 6번의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찾아왔고 저 마음을 떨치는데 30여분이 소요되었다. 그래도 기특하게 자전거를 타고 왔다. 버프도 없이 뛰쳐..

지금, 이 곳 2017.07.04

이게 보편이라니...

책을 읽으며 울컥하는 순간이 꽤 있었으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건들과 책을 덮는 순간까지 전혀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지금 이 땅에서 발 붙이고 살아가는 나를 슬프게 하였다.주인공 김지영씨는 특별하지 않다. 김지영씨가 살아가는 세계는 내가 살아가는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트위터의 트윗들을 읽고 있는 듯한... 난 끊임없이 리트윗하고 있었다는.... (한국이 싫어서를 읽으면서는 누군가의 블로그를 읽어내려가는 듯 했는데...)우리 세계여서 욕 나오게 슬프다. 2015년 가을딸도 있고, 그 딸이 얼마나 고생스럽게 명절을 보내는지 지켜보고 있으면서... 며느리에게 소리를 지른다. 내 식구와 남의 식구에 대한 온도차보다도 집에서 가장 큰 무게를 갖고 있는 사람의 대응 태도가 거슬렸다. 무안했다면 무안..

들려주고픈 2017.05.24

분노

작가의 말."나는 2년 반에 걸친 그의 도주 행보나 사건 자체보다는 공개수사 후에 물밀듯이 밀려든 수많은 제보 쪽에 더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길에서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정도라면 몰라도 자기와 친밀한 사람까지 의심하게 되는 '사건의 원경'에 마음이 어수선하고 술렁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요시다 슈이치는 사건 그 자체를 파고 들지 않는다. 그 사건으로 인하여 벌어지는 일들을 들려준다. 심지어 그 사건과 관계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사건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간만에 만나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이야기.

들려주고픈 2017.05.22

싫지만 어쩌겠는가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 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 그게 뭐 그렇게 잘못됐어? ... 내가 여기서는 못 살겠다고 생각하는 건...... 난 정말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무슨 멸종돼야 할 동물 같아. 추위도 너무 잘 타고, 뭘 치열하게 목숨 걸고 하지도 못하고, 물려받은 것도 개뿔 없고. 그런 주제에 까다롭기는 또 더럽게 까다로워요. 직장은 통근 거리가 중요하다느니, 사는 곳 주변에 문화시설이 많으면 좋겠다느니, 하는 일은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거면 좋겠다느니, 막 그런 걸 따져. (pp.10-11) "내가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아? 그게 너희 가족 수준이야. 서양 부모들이 이런 상황에서 똑같이 행동할까? 안 그럴걸? 서양 사람들은 자식의 이성 친구들에게 최근에 본 영화..

들려주고픈 2017.05.15

재수의 연습장

그림 그리는 것을 정말 좋아하나보네.재수의 연습장을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작가의 '지속 가능한 즐거움'에 대한 생각을 엿보며... 어떤 방식으로든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되찾기 위해 시도하는 것을 지켜보며...마음이 설레였다.어떤 방식으로든에서... 작가가 택한 것은 결국 자신을 괴롭히긴 했지만 이미 그의 근육이 되어 버린 그리는 일을 배제시키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할 수 있을 듯 말 듯 나의 일에서 즐거움은 무엇이려나?즐거움을 찾기 위한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그래도출근하기 정말 싫다.퉤

들려주고픈 2017.05.11